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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포장지] 안 쓰는 지도로 감성 있게 물건을 포장 해보았다 🎁

by Sehee Park 2020.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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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도 본격적으로 코로나19 이슈가 터진 이후로, J와 나는 그의 본가에서 집콕 생활 중이다. J는 평소 이베이를 종종 이용 해왔는데, 본가 생활이 길어지면서 이베이에 중고 물건을 파는 일이 좀 더 잦아졌다. 일 하는 시간 외에 머리 식힐 목적으로 방 정리를 하면서 필요 없어진 물건들을 척척 골라내고 있기 때문. ㅎㅎㅎ

 

물건들은 주로 J의 어린 시절 엔터테인먼트를 담당했던 책, 피규어 부품, 장난감, 카드게임 등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이베이에 등록한다. 물건들을 쓰레기로 바로 처분하기보단, 한 번 더 새 주인을 만나 제품으로서의 수명도 연장하고 또 다른 누군가의 어릴 적 추억을 만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렇게 판매 목록에 올린 물건 중 거래가 성사된 것들을 포장해야 하는데, 하루는 J가 아주 감성 넘치는 포장 아이디어를 생각 해냈다. 바로 오래된 종이 지도를 포장지로 재활용하는 것이다. 이 지도들은 J가 이베이에 올렸던 중고품들과 마찬가지로 방정리를 하면서 찾은 것이다. 이건 중고로 팔 정도까지의 가치는 없었던 지라 버려질 운명이었다. 버릴 지도라고 하긴 했지만 사실 너무 멀쩡하고 종이 재질도 좋아서 여러모로 아쉬웠었는데, 포장지로 활용하기로 마음먹고 나니 굉장히 매력적인 새 아이템을 가진 듯한 기분이었다. ㅋㅋㅋ

 

 

우선, 지도가 정말 많아서 이 중에서 계속 보관할 지도와 처분해도 아쉽지 않은 지도로 나누어 놓았다. 그 기준은 J가 다녀와본 곳인지, 가보지 않은 곳 중에선 언젠간 가고 싶은 장소인지였다. 이렇게 포장지로 써도 괜찮은 지도를 따로 분류해 놓고, 이제 본격적으로 중고품 포장을 했다.

 

이번에 포장할 물건은 아이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방패 두 개였다. 하나는 정사각형 모양에 가깝고 팔에 끼울 수 있도록 2개의 찍찍이가 부착된 방패고, 다른 하나는 세로가 더 긴 직사각형 디자인에 나무 핸들이 있는 방패다. 이 두 번째 방패의 튀어나온 핸들과 세로 길이 때문에 집에 있던 일반 박스 중 그 어느 것도 쓸 만한 게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종이 박스를 잘라 완충용 피스로 만들고, 방패 두 개를 대략적으로 감싸고 지도로 최종 포장을 하게 됐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맞는 박스를 찾아서 포장해보려고 했다. 그렇지만 배송비와 이베이, 페이팔 수수료 떼고 남는 것에 비해 J가 일 대신 이틀 저녁 동안 이거에 들이는 시간이 아까워 이렇게 마무리했다. 방패 디자인 때문에 모서리 부분 포장이 떠서 좀 아쉽지만, 중고물품 개인 간 거래에 이 정도면 충분히 필요 이상으로 감성 넘치는 걸로…. ㅎㅎㅎ

 

royal mail 우체국 사이트에서 소포 비용 온라인 결제하고 포장 뒷면 쪽에 발신/수신 정보를 붙였다. 뒷면은 갈색 테이프도 있어서 번잡스러워 보이긴 하지만, 앞면은 온전히 지도 도안이 보인다. :) 

 

이전에 판 중고 책 4권*2세트 (총 8권)을 포장할 때도 지도를 포장지로 썼었는데, 그때 책 포장한 소포를 사진 찍어둘 걸 그랬다. 중간 사진을 못 찍었어서 다음에 찍겠다고 그땐 눈으로만 봤는데, 포장한 것 자체는 그때가 훨씬 더 예뻐서 왠지 아쉽다ㅎㅎㅎ

 

아무튼, 이렇게 지도가 감성 있는 포장지로 재탄생 했다. 휴대용 지도이기 때문에 쉽게 흐물거리고 뒷면이 비치는 얇은 종이가 아니라서 포장지로 완전 제격이다. 내가 만약 이 제품을 사는 사람이었다면, 이 지도로 포장된 소포를 받는 순간 중고품에 대한 이미지는 잠시 잊을 것 같다. ‘내돈내산’이라 해도 마치 감성 넘치는 선물을 받는 듯한 나름의 설렘을 느낄 것 같달까... ㅋㅋㅋ

 

굳이 지도가 아니더라도, 오래된 브로마이드/포스터처럼 더이상 본래 목적대로 쓰지 않는 종이, 캔버스 재질의 물건이 있다면 이렇게 포장지로 재탄생시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최근 자주 사용되는 레트로, 뉴트로 키워드의 느낌과도 잘 맞을 것 같고 😎 선물 받을 사람도 포장지 덕에 더 잘 기억하지 않을까 싶고... 더구나 그냥 버려질 뻔 한 걸 한 번 더 사용처를 찾게 되니 지구도 그 마음에 감사하지 않을까 싶다.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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