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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 인증의 의미와 내가 MSC 에코라벨 수산물을 사는 이유 [지속가능한 삶]

by Sehee Park 2021.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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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생활 중에 '지속 가능한 삶'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것 중 하나는, 장 볼 때 수산물은 MSC 인증 마크가 있는 상품을 사는 거다. 한국에선 아직 MSC (Marine Stewardship Council) 인증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것 같지만, 여기선 지속 가능한 어업 방식으로 잡은 수산물에 대한 선택권이 넓은 편이고, 마트에서 찾아보기도 어렵지 않다.

 

도대체 MSC 인증이 무엇이고, 왜 그 인증이 붙은 수산물 제품을 사는 것이 지속 가능한 삶에 기여하고 지구에 좋은지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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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C란?

    MSC는 Marine Stewardship Council의 약자로, 한국어로는 해양관리협의회라는 국제 비영리단체다. 이 단체는 어업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수산물을 전 세계에 공급할 수 있도록 바다와 자원을 보호하는 일을 한다. 오늘 밥상에는 문제없이 해산물이 올라왔다 해도, 이 당연함이 더는 당연하지 않게 되는 날이 오지 않도록, 생산자에게 지속 가능한 어업, 유통, 가공 활동을 독려하고 소비자들에겐 이렇게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공급된 수산물을 구매하도록 장려한다.

    지속가능어업 인증

    '지속가능어업'은 어업을 구성하는 모든 분야에서 그 지속가능성을 또 다른 전문 기관(Conformity Assessment Bodies)이 독립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수산 자원 자체의 지속가능성, 수산 자원의 서식지 및 생태계의 지속가능성, 그리고 효과적인 어업 관리를 평가하며, 이는 다음의 MSC 어업 규격의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한다. (+ 남획 금지 등의 28개 세부 기준)

    • 어업 활동은 바다에 물고기 씨가 마르지 않게 자원량이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는 선에서 이뤄져야 하며,
    • 잡는 특정 어종뿐 아니라, 먹이사슬 구조에서 (상어 같은) 상위 어종들이 유지될 수 있어야 하고, 그 어종이 필요로 하는 환경이 보존될 수 있어야 한다.
    • 마지막으로, 어업 관련 법규와 규정을 잘 지키고 있는지 감독한다.

    정기적인 평가를 통해, 위의 규격을 만족하고 있다고 인정받는 어업은 MSC로부터 인증을 받는다. 직접 고기잡이를 하지는 않지만 잡힌 고기를 가공해 유통하는 업체들은 MSC로부터 CoC 인증을 받을 수 있다. MSC 에코라벨이 붙는 생선을 원료로 사용했고 친환경적, 윤리적으로 가공했다는 것을 증명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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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C 인증(MSC 에코라벨)이란?

    수산물 공급자와 가공업체가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MSC 인증을 통과한 수산물 및 가공 제품에는 MSC 고유의 에코라벨이 붙는다. 어획부터 가공, 유통 단계까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준비되어 매대에 오른 수산물 제품을 소비자들이 더 쉽게 발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말이다. 사진에서 보이는 에코라벨이 MSC 인증을 받은 수산물을 가리키는 표식이다.

    MSC 인증 수산물을 사야 하는 이유

    더 많은 수산업계 종사자들과 중간 판매자들의 행동 변화 만들어 내기

    지속 가능한 삶을 실천하고자 하는, 한 명의 소비자로서 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은 이 MSC 에코라벨이 붙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MSC 인증 수산물에 대한 수요가 늘면, 자연스레 더 많은 생산자가 지속 가능한 어업에 참여하려 할테고, 중간 공급자 역시 MSC 에코라벨이 붙은 수산물을 더 많이 자신의 플랫폼에 들여올 테니 말이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는 처음보다 더 넓은 선택권을 가지게 되니 모두에게 win-win인 것이다. 🐟🔄🛒🔄🍲

    신뢰성 있는 지속가능어업 평가

    해산물 제품을 살 때 별다른 설명 없이도, 위의 사진처럼 물고기 그림의 파란 라벨이 있다면 지속가능어업으로 잡힌 수산물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이 물고기를 어떤 방식으로 잡고 가공했는지 그 내용을 세세히 알지 못해도, 이 물고기를 잡느라 다른 물고기나 전반적인 바다 환경에 어떻게 영향을 줬는지, 그리고 업체가 관련 규정을 제대로 따랐는지 개인 소비자인 내가 알아내기 어려워도 (제삼자 기관이 소비자 대신 검토해주었으니!) 이 파란 라벨을 보면 믿을 수 있다.

    MSC의 공식 웹사이트에 가보면 여기 적어둔 것보다 훨씬 더 자세히, 친절하게 소개해두었다. 여러 언어로 사이트를 접속할 수 있는데 한국어도 포함되어 있어, 어업과 관련된 전문 용어가 어렵다고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홈페이지 | Marine Stewardship Council

    해양관리협의회(Marine Stewardship Council, MSC)는 지속 불가능한 어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 비영리단체입니다.

    www.msc.org

    국내 MSC 인증 현황

    이 글을 쓰면서 관련 정보를 검색하다가, 동원 산업이 국내 최초로 MSC 어업 인증을 받았다는 기사와 마켓 컬리에서 적은 숫자긴 하지만 MSC 인증 상품을 판매하는 걸 봤다. (4번 달걀 판매에 대한 마켓 컬리의 입장엔 변화가 있길 바랍니다.) 이외에도, MSC 한국사무소와 부산시에서 2020년 1월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참고한 원문 기사 링크), 동원산업의 MSC 어업 인증 외에도, 가공&유통 업체 48개사의 20개 제품이 CoC 인증을 받았다고 한다.

    해당 내용을 담은 기사에 따르면, 'MSC 인증이 국내 수산업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데, 이는 '국내 시장의 한계에 부딪힌 업체들이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는 방법'으로 MSC 인증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점이 재밌다. 비록 국내에서 보이는 경향 때문은 아니라도, 이로 인해 국내 수산물 시장에 MSC 에코라벨이 붙은 제품이 늘어난다면 매우 환영할 일이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지금은 지속 가능한 수산물이나 MSC 인증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지, 조금만 더 알려진다면 지금 '시장의 한계'도 금방 깨지고, 국내 수산물 시장의 파이가 훨씬 더 넓어질 거라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더 많은 기업이 발 빠르게 움직여서 국내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 내길 바란다. (지금은 얇은 소비자층일지라도) 소비자 역시 지속가능 수산물에 대한 수요를 적극적으로 표현해 기업들이 지속가능성 가치 실현을 위해 행동하도록 변화를 이끌어 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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