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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유럽

[스웨덴 여행] 스톡홀름에서의 마지막 날 문득 써보는 일기

by Sehee Park 2016.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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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임 in Stockholm: 어쩌다 2016

지금은 2016년 9월 25일 일요일 오후 12시가 조금 넘은 지금. 스톡홀름의 어느 한 공원의 의자에 앉아 있다.

 

스톡홀름 공공 도서관을 가려고 구글 맵을 보고 가다가, 연두색으로 표시된 공원으로 보이는 곳이 있어 구글맵에서 알려주던 파란 점을 벗어나 이곳으로 들어섰다. 공원은 계단을 꽤 오른 뒤에 나왔고, 그새 런던의 푸른 잔디 공원에 익숙해진 나는 모랫길이 대부분인 이 공원이 새롭다. 사실 한국의 공원 모습과 비슷한데.

 

일요일이라 공원으로 오르는 길에 있던 놀이터에 가족들이 많이 나와 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탄 다양한 모양의 그네를 밀어주고, 모두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한 가족이 공원 언덕 위로 올라왔고, 나 혼자 앉아있던 벤치 주위에서 아이들이 수다를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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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이라는 도시는 생각보다 서울과 비슷한 면이 많다는 것을 이번 한 주 동안 지내면서 느꼈다. 이곳에서 핫하게 뜬다는 지역은 홍대와 상수 사이의 뒷골목과 비슷하다. 중앙역 근처의 한 길거리에서 명동을 발견한다. H&M은 슈퍼마켓 마냥 블록마다 있고 한 골목에서도 2개, 많게는 4개의 H&M 가게들이 모든 모퉁이를 다 차지하고 있다.

 

런던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외관상 보기 좋고 화려한 도시라는 걸 확연히 느낀다. 그래도 스웨덴 사람들은 건물 외부 모습에 비하면 인테리어에 굉장한 신경을 쓰는 듯하고 또 매우 잘한다. 색감이나 소품 배치 등이 정말로 예쁘다. 괜히 이케아의 나라가 아닌 것 같다.

 

나는 어쩌다 여기 와있게 되었을까? 1년은커녕 몇 개월 전에도 상상해본 적 없던 장소에서 이렇게 잡생각을 끄적이고 있다. 이전의 순간이 흐르고 흘러서 지금 내가 여기에 있고, 이 와중에도 또 현재의 순간은 지나고 있다. 앞으로의 나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혼자 나와서 생활을 하다 보니 온전히 나를 중심으로 살아갈 기회를 얻어 좋고 설레면서도, 한편으로는 그에 대한 책임과 무게감을 느낀다.

스톡홀름에서 생각보다 할 것이 없다고 불평하면서 괜히 밤 비행기를 끊었다고 투덜대지만, 그래도 지금 순간을 나름대로 즐기고 있다. 이제 슬슬 일어나서 도서관에 가봐야겠다. 일요일은 오후 4시까지밖에 운영하지 않는다 하니 서둘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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