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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거나 진지하거나/관광을 논하다

[리뷰] 여행산업에 끼치는 소셜미디어의 영향은 어디까지일까? (Travel Social Summit, London)

by Sehee Park 2016.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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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런던에도 여름이 찾아오나 봐요! 새로운 달을 맞아 에너지를 좀 주기 위해 지난 번에 다녀온 Travel Social Summit에 대한 후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6월의 마지막 날이었던 목요일 오후, 회사에서 조금 일찍 퇴근하고 런던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리나케 이동했습니다. 여행 산업과 소셜미디어에 관한 주제고, 행사를 주최한 곳이 에이전시인 만큼 자유롭고 쿨내 진동하는 분위기일 거라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습니다만.. 정말 프리하더군요! 그런 분위기는 너무 오랜만에 느껴보는 지라 살짝 당황하기도 했지만, 저도 쿨내나는 척 하면서 참석했습니다.

Travel Social Summit, We Are Social, #travelss

We Are Social에서 주최한 Travel Social Summit에는 지난 포스팅 때 말씀드린 것처럼 4명의 연사가 오기로 되어있었습니다. 이 행사는 여행 산업 분야의 고객 (Skyscanner), 해당 산업에 종사하는 두 명의 연사들 (Contiki, On the Beach), 그리고 자기홍보의 의도로 We Are Social 싱가포르 지사에서 온 연사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 Simon Kemp - Regional Managing Partner at We Are Social Singapore
  • Will Weeks - Senior Engagement Strategist at Contiki
  • Tanasè Rivers - Marketing Communications Manager at On the Beach
  • Douglas Cook - Senior Marketing Manager & Product Owner at Skyscanner

5시 30분에 시작하기로 되어있었지만 첫 번째 연사였던 Simon이 싱가포르에서 바로 와서 시작이 좀 지연됐습니다.

 

전체적인 평을 먼저 하면 저처럼 여행/관광 산업, 소셜 미디어 마케팅에 관심이 많지만 실제 경험을 하진 못한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유익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행산업을 예로 들어 설명했지만, 내용상으로는 충분히 다른 산업에도 적용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가자들 다수는 에이전시와 여행산업과 연관된 회사에서 왔겠지만, 그들에게 새로운 이야기는 사실 그다지 없었을 것 같았습니다. 아마 강연 내용 자체보다는 같은 업종에 있는 다른 사람들하고 행사 전후에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기회의 장으로서 더 매력이 크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래도 개인적으로 저는 매우 만족하고 돌아왔답니다. :)

 

연사들 대부분이 여행자(Traveller) 스스로가 여행 브랜드를 대신하여 그 브랜드의 홍보대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소셜미디어의 중요성을 피력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여행자들에게 어떻게 동기 부여를 해야하는지 팁을 공유해주었습니다. 또 산업 특성상 예상치 못하는 외부 요인들에 타격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 소셜미디어를 통해 어떻게 위기 관리를 했는지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여행자가 여행에 대한 생각을 하고 실제 여행을 하기까지의 의사결정 과정이 어떤 모습을 따르는지도 다뤄졌는데, 이를 언급한 두 연사의 관점이 달랐던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마지막 연사는 미래의 여행의 모습은 어떠할지 디지털 기술과 연관지어 소개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각 연사가 했던 이야기들을 간단히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We Are Social Singapore의 Simon Kemp는 클라이언트였던 싱가포르관광청의 케이스 스터디를 가져왔습니다. 싱가포르관광청이 가져왔던 안건은 '여행자 관점에서 그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어떤 성향을 보이는지'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Organic 포스트들을 분석하여 여행자들이 어떤 행동을 하고 무엇으로 동기부여를 받는지를 알아내고, 궁극적으로는 여행 브랜드들이 이를 기회로서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솔루션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푸는 과정에서 We Are Social은 여행자들이 여행을 하기까지의 행동이 8단계로 나누어진다고 생각했고, 그 여행 주기는 아래 이미지에서 보실 수 있듯 한 단계에서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 있어 순차적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이것은 두 번째 연사였던 Will과 비슷한 듯 다른 관점이었는데, Will이 바라본 의사결정단계는 다음 차례에서 살펴보겠습니다).

The 8 Stages of the Travel Cycle, Simon Kemp, We Are Social Singapore, Travel Social Summit, #travelss

싱가포르 관광청의 케이스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We Are Social이 특징지은 여행자들의 성향 Big 3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1. The desire for 'pro' content
  2. Social Cliches
  3. People want to share local experiences

The desire for 'pro' content

비주얼이 부각되는 소셜 미디어 (가장 좋은 예로 엄청 뜨는 인스타그램이 있습니다) 때문에 이제는 여행자들이 그들이 담아내고자 하는 콘텐츠의 수준이 전문가 급으로 보여야 한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저 스스로도 그런 압박을 받는 것 같습니다. 워낙 좋은 사진들을 찍고 공유하는 half셀럽들이 넘치고 넘치다보니 갈수록 웬만한 사진으로는 주목을 끌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Simon은 브랜드들이 이런 트렌드를 기회로 삼은 예로서, 현지에서 여행자 대신 멋진 사진을 찍어주는 비즈니스, 유명 관광지에 가면 Best spot이 어딘지 알려주는 표식들 등을 소개했습니다.

Social Cliches

인스타그램의 인기 해시태그를 보면 #Selfie, #Food 등이 많은데 이 중에서도 Selfie는 예전과 달리 이제는 'not too obvious' 한 셀카들이 더 유행이라고 짚었습니다. (한 사진 작가와 그 여자친구의 컨셉 사진으로 유명해진, 여자 친구는 뒷모습만 보인채 작가와 서로 손을 잡고 있는 포즈와 같은 것들을 의미한 듯합니다). 이에 대해 브랜드들은 개별 여행자들의 셀카에 브랜드의 개성이 돋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여행 포스트에서 음식에 대한 사진이 많은 것 역시 많은 브랜드들에 큰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 보았습니다. 손쉽게 사진 기록으로 남길 수 있고, 부담없이 이야기할 주제도 되며 이런 근사한/먹음직스러운/신기한 것을 먹고 있다는 자랑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People want to share local experiences

Simon이 소개한 마지막 여행자 트렌드는 현지의 느낌이 물씬 나는 '진짜'를 경험하고 싶은 욕구였습니다. Airbnb가 성공한 이유도 이런 욕구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는 소셜미디어가 여행자들에게 이런 경험의 장과 현지인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그는 세 가지 팁을 주었는데, 아마 앞서 나눠드린 이야기와 함께 이 팁도 모든 산업분야에 걸쳐 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마케터로서 여행자들의 진실된 스토리텔링을 자극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 여행자 관점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한다.
  • 모든 채널에서 구동되는 콘텐츠를 만든다.

Simon Kemp의 이야기는 좀 길어졌는데, 남은 연사들의 이야기는 좀 더 압축해서 간결하게 설명드릴 수 있을 듯합니다. 

두 번째 연사였던 Will Weeks는 Simon과 다소 달리, 여행자들의 여행 의사결정과정은 여러 단계로 분할해서 설명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실 수 있듯이 그는 여행에 대한 동기/영감과 실천/행동은 끊임없이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그 둘의 유기적인 연결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Will Weeks, Contiki, consumer path to purchase, Travel Social Summit, #travelss

가령, 소셜 미디어에서 자신의 친구가 최근에 다녀와 올린 휴양지 사진 (content: 여행 동기/영감)을 보면 막연한 마음에 그 휴양지의 이름을 검색 (실천/행동)해봅니다. 그렇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진 않습니다. 그러다 문득 휴양지에 대한 다른 광고 (content, 동기/영감)을 보고 비행기 표가 궁금해져 검색 (실천/행동)을 해보지만 아직 꼭 가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러다 며칠 뒤 인스타그램에 해당 휴양지에서 유명하다는 음식 사진 (content, 동기/영감)을 보게 됩니다..... 이처럼, Will은 여행자들이 '여행을 가겠다' 라고 마음을 먹은 뒤에 계획 단계로 넘어가고 그 다음에 실제 예약을 하는 등의 행동 패턴을 보인다기 보다는, 여행에 대한 자극과 구체적인 행동 사이에서 끊임없이 왔다갔다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도 Will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소셜미디어가 어디든지 있는 사회에서는 이런 패턴이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온라인 자취가 모두 기록되고 그 데이터가 여러 채널들을 교차하여 사용될 수 있는 세상인 만큼,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기회와 마케터들이 여행자들의 구매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공유한 또 다른 팁은 각 타깃별로 창의적이고 구체적인 콘텐츠를 제공할 필요가 있으며, 여행 스타일에 맞는 각각의 특별한 해시태그를 부여하고 여행자들에게 해시태그 사용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해시태그는 브랜드들에 대한 후기와 검증을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여행 스타일별로 다른 해시태그를 준다면, 해당 여행 브랜드는 세그먼트마다 다른 브랜드 정체성을 손쉽게 인지시켜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저도 인스타그램을 이용하지만 여태까진 해시태그의 가치에 대해 그리 크게 인식하진 않았는데,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마케팅 아이디어 및 효과를 가져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결하고 매우 잘 정리된 두 번째 강연을 듣고, 세 번째 순서가 되었습니다. 

사실 세 번째와 네 번째는 노트를 그리 많이 하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내용의 흥미도에 있어 제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돼서 그런 것같기도 합니다.

Tanasè Rivers, Travel Social Summit, London, On the Beach, #travelss

처음 강연을 해본다고 해서 진행자와 참석자들에게 크나큰 격려의 박수를 받았던 Tanasè는, 비교적 최근에 한 휴양지에서 테러가 일어났을 때 그곳에 가있던 여행객들을 걱정한 그들의 가족들의 연락을 소셜미디어로 어떻게 대응했는지 간단히 설명해주었습니다. 여행산업에선 이렇게 예상할 수 없는 요소들이 곳곳에 있는 만큼, 소셜 미디어의 역할이 매우 넓고 다양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단 굉장히 즉각성, 반응성이 높다는 장점 덕분에 콜센터로 몰려드는 전화 문의를 소셜 미디어로 조금 분산시켜서 각 고객들에게 좀 더 빠른 시간 안에 반응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위기 대처 및 관리 외에도 그녀의 또다른 고민거리로는 여행사의 경우 여행객들이 자신들의 서비스를 구매하고 나면, 그 뒤에 위의 사례처럼 부정적인 일이 있지 않는 한 여행사와 고객 간의 의사소통 고리가 끊긴다는 것이었습니다. 한 명 한 명 가치있는 고객이고 데이터인데, 그들이 휴가를 가버리는 순간 그 연결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녀의 회사 역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시태그 (#OTBSPLASHDOWN)를 이용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벤트가 이번 여름 시즌을 위한 것이라 현재 진행 중이어서 그 효과를 들을 수 없었던 것이 다소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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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강연은 스카이스캐너 홈페이지에서도 구할 수 있는 리포트이기도 하고 제작년에 간략하게 본 적이 있어서 강연 중 소개 된 일부 토픽의 제목들만 메모해보았습니다. 

Douglas Cook, Skyscanner, Travel Social Summit, #travelss, London, the future of travel 2024

  • Travel Buddies - digital customisation
  • Semantic Search
  • First & Last Travellers (newly accessible & vanishing habitats)

한 가지 재밌던 부분은 스카이스캐너에서 왜 이 리포트를 만들고 홈페이지에 게재했는가였습니다. 스카이스캐너는 비행편 검색 서비스를 시작한 뒤로 서비스 카테고리를 확장하면서 호텔과 렌터카 부문도 더해서 지금 운영 중에 있습니다. 그러다 2014년에 '뭔가 새로운 feature를 등록해야 하는데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 미래 여행 보고서라는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합니다. 해당 산업에서 꾸준히 가치를 제공해야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고민에서 출발한 것인데, 한 번쯤 읽어보기 재미있는 리포트라고 생각합니다.

이 리포트 외에 한 가지 더 언급된 부분은 Skyscanner chat-bot입니다. 아직 100% 현실화 된 것은 아니지만, 데모 영상으로 소개한 내용은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스카이스캐너 브랜드 계정과 대화를 하면, 예약 홈페이지를 들어갈 필요 없이 메신저 창에서 실시간으로 비행기를 예약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브랜드 계정이 묻는 질문에 대답을 하면 (e.g. 목적지, 출발/도착 날짜) 그에 맞는 검색 결과를 바로 메신저에 띄워주고, 예약 역시 메신저를 통해 해당 항공사의 비행기 표를 예매한다는 개념입니다. 소비자들의 구매 행동 단계를 혁신적으로 줄여준다는 점에서 언제쯤 현실화 될지 지켜볼 만할 듯합니다.

Travel Social Summit, #travelss, London

구체적인 제 의견보다는 들은 내용을 전달하는 식으로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글이 굉장히 길어진 듯한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독자들의 공감 버튼은 큰 힘이 됩니다! 그럼 다음에도 알찬 내용으로 돌아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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