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더 크라운' 시즌 4-7 "The Hereditary Principle"에 나온 사촌에 관한 사실

넷플릭스 <더 크라운> (The Crown) 시즌 4의 7번째 에피소드 'The Hereditary Principle (세습 원칙)'에 나온,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마가렛 공주의 사촌 Katherine Bowes-Lyon과 Nerissa Bowes-Lyon에 관한 사실을 찾아 정리한 포스팅입니다.

2020년 11월 15일, 넷플릭스에 <더 크라운> (The Crown) 시즌 4가 나왔다. 올해 초에 시즌 1~3을 다 보고 난 뒤엔 멤버십 갱신 없이 여름을 보냈는데, 새 시즌 나오자마자 다시 한 달 결제를 했다. ㅋㅋ 처음에 볼 때처럼 30개라는 넉넉한 개수의 에피소드가 없기 때문에 이번에는 나름 절제하고 아껴보는 중이라 아직 시즌 4의 모든 에피소드를 다 보지는 않았다. 어젯밤에 8번째 에피소드까지 봤는데, 이번 시즌은 아무래도 Diana가 등장해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훨씬 더 무거운 마음이 든다. (어떤 결말인지 아니까... ㅜㅜ) 아무튼, 이전에 <더 크라운> 시즌 1~3까지 모두 다 보고 나서 후기를 적었었는데, 그때도, 이번 시즌도 매 에피소드를 볼 때마다 영국 현대사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 수 있어서 좋다.

<더 크라운>은 고증을 잘해서 어디까지가 실제로 있었던 부분이고 어떤 게 상상이 더해진 건지 알기가 쉽지 않아서 에피소드를 보고 나면 바로 구글링을 해보는 편이다. 그중에서도 이번 시즌의 7번째 에피소드 'The Hereditary Principle'에 대한 내용은 전혀 몰랐던 거라 'fact check' 기사들을 몇 개 읽어 보고 아래 정리해봤다.

'The Hereditary Principle' 시간적 배경 & 사건

이 에피소드의 시간적 배경은 1984년~1985년이고, 이 배경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으론 1985년 1월 5일에 마가렛 공주가 폐 수술을 받은 것, 같은 해 3월 10일에 에드워드 왕자가 21살이 된 것이 있다. 참고로, 극 중에서 에드워드 왕자의 생일 파티 장면 이후에 다이애나가 둘째를 가졌다고 언급됐는데 이건 실제 시기와 다르다고 한다. 다이애나의 둘째 아이인 해리는 이미 1984년 9월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출처: FANDOM) 드라마 내용의 흐름 때문에 그런 구성을 택한 것 같다.

Katherine Bowes-Lyon과 Nerissa Bowes-Lyon에 관한 사실과 영국 왕실과의 관계

에피소드가 끝나고 Katherine Bowes-Lyon과 Nerissa Bowes-Lyon의 사진까지 나왔다. 두 사람이 실제로 영국 왕실 가족과 연관됐었다는 건 알게 됐지만, 드라마 내용의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궁금했다. 아래 내용은 RadioTimes 기사에서 이 두 사람에 대한 사실을 소개한 것 일부를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전체 내용은 원문 기사 참조)

Queen Mother(엘리자베스 보우스 라이언/Elizabeth Bowes-Lyon)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마가렛 공주의 어머니고 John Bowes-Lyon(존 보우스 라이언)의 동생이다.
즉, John Bowes-Lyon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마가렛 공주의 삼촌이다. (극 중에서 Uncle Jock으로 언급)
Nerissa(네리사)와 Katherine(캐서린)은 John Bowes-Lyon와 Fenella 사이의 딸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마가렛 공주와 사촌지간이다.
Nerissa와 Katherine은 발달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두 사람이 각각 22살, 15살이 되던 1941년에 Royal Earlswood 병원으로 보내졌다. (아버지 John Bowes-Lyon은 1930년에 사망했기에 두 사람은 어머니 Fenella에 의해 보내졌다).
Nerissa는 1986년 66세의 나이로 사망했는데, 1987년 The Sun 신문에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기사로 실리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타블로이드지의 자극적인 타이틀은 덤)
Nerissa, Katherine 자매의 유전적 장애는 어머니 Fenella의 할아버지(Clinton 가) 쪽에서 유전된 걸로 보인다. (즉 영국 왕실 쪽에 유전적 요인이 있는 것이 아님)
Burke's Peerage는 영국 왕실 및 귀족 계보에 대한 기록으로, <더 크라운> 에피소드에 나온 것처럼 Nerissa는 1940년, Katherine은 1961년에 사망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해당 출판사의 당시 에디터는 'Bowes-Lyon가에서 알린 내용대로 기록했을 것이고, 보통 왕실 구성원의 말을 의심하지 않으니 이 오류를 알게 됐을 때 매우 놀랐다'라고 한다. 두 자매의 어머니인 Fenella는 의도했든 아니든 간에 1940년과 1961년에 두 자녀가 사망했다고 전한 것으로 보인다.

Katherine, Nerissa을 찾는 데 있어 마가렛 공주의 역할과 Queen Mother의 반응에 관한 사실

한편 <더 크라운> 'Hereditary Principle' 에피소드에는 마가렛 공주가 두 사람이 있는 정신병원으로 가서 생존 사실을 확인하는 장면, 이후에 어머니(Queen Mother/왕대비)를 찾아가 이에 대해 사실을 확인하고 맞서는 장면, 그리고 왕대비가 마가렛 공주에게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같은 RadioTimes 기사에 따르면, 이 장면들은 작가의 상상을 바탕으로 극적인 연출을 위해 삽입되었다.

마가렛 공주가 그녀의 사촌을 찾아내는 것에 딱히 어떤 역할을 했던 걸로 보이지 않을뿐더러, Queen Mother 역시 1982년까지 조카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몰랐던 걸로 보인다.
따라서 Queen Mother 또한 이때까지 조카들이 사망한 걸로 알고 있었고, 두 사람의 상황에 대한 것을 알고 난 후엔 생일과 크리스마스 때 사탕과 장난감을 사는 데 쓰이도록 돈을 보냈다.
Burke's Peerage에 잘못 기록되어 있던 내용은 이로부터 5년 뒤 (1987년) 수정되었다. 당시 버킹엄 궁전 대변인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Katherine과 Nerrisa에 대해 알고 있지만 '이 문제에 대해 할 말이 전혀 없다. Bowes-Lyon 가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더 크라운>의 새 시즌에 대한 평을 보면, 확실히 작가의 주관이 많이 담긴 것 같다. 사전 조사를 할 때 사실로 밝혀진 내용들 사이에 비는 공간을 그럴듯한 상상력으로 채우고, 또 더 드라마틱 한 흐름을 위해 변주를 할 텐데 그게 이번 시즌에서 더 두드러진 느낌이다. 이전 시즌과 마찬가지로 드라마의 퀄리티는 여전히 높지만, (그렇기 때문에) 사실과 상상을 구분하는 게 더 어렵고 그래서 구분할 필요성이 더 생겼다.

포스팅에 쓸 사진을 찾다가 사진 대신 우연히 발견한 <더 크라운> 공식 팟캐스트가 있어서 아래 공유한다. :) <더 크라운> 제작팀에서 리서치 헤드(Annie Sulzberger), 디렉터(Jessica Hobbs)와 마가렛 공주 연기를 한 헬레나 보넘 카터(Helena Bonham Carter)가 패널로 나와 해당 에피소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